사장단·임원 인사 단행…조직개편 주목
"보수적 기조에 큰 변화 없을 가능성"
실적 부진 사업부, 일부 손질할 수도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2026년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인사에서 예상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곧 진행할 조직개편 또한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장단의 주요 인물들이 유임하는 등 조직 혁신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조직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TV·생활가전 등 부진한 사업부에서는 위기 돌파를 위해 세부 조직에 변화를 줄 여지도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 중 사업부별로 조직개편을 진행한다. 지난 21일 정기 인사를 통해 사장단을 새로 꾸리면서 이에 맞춰 조직을 정비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 규모는 사장 승진 1명, 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로, 지난해 인사(9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날 이뤄진 임원 인사 규모는 161명으로 지난해(137명) 대비 늘었지만, '메모리 슈퍼사이클' 상황을 고려하면 적다는 평이다. 최근 연도별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자 수는 ▲2021년 214명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등이다.
최근 잇따른 인사에서 삼성전자가 보수적인 기조를 보인 만큼 회사 안팎에서는 곧 이뤄질 조직개편 또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새로운 수장이 사업부를 이끌게 되면서 조직도 새로 재편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사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에 새로운 인물을 선임했는데 DS부문 산하에 'AI 센터'를 신설했다.
하지만 올해 인사에서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 DS부문 내 핵심 사업부를 이끄는 수장들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특히 메모리 사업 호조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정상화 등으로 내년 사상 최대 이익 달성이 점쳐지면서 조직 또한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사업 호조가 예상되는 상황인데 회사 입장에서 굳이 변화를 줄 필요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직의 수장이 바뀌거나 향후 실적 전망이 어두울 때 조직이 크게 개편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큰 변화는 없을 듯 하다"고 전했다.
다만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 등 실적이 부진한 일부 조직에서는 세부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DX부문의 VD·DA사업부는 중국의 가격 공세,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올해 3분기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DX부문을 정식으로 이끌게 된 노태문 사장의 최대 과제도 VD·DA사업부의 실적 반등이 꼽힌다.
이밖에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의 수장을 박홍근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맡으면서 SAIT 내부 조직이 바뀔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가 미래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SAIT 내부에 차세대 반도체, 양자컴퓨터, 로봇 등과 관련한 조직을 신설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